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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Insight 육성중심의 성과관리, 우리 조직에서 가능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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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9-17 14:19 노출일자 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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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의 초점이 왜 변해야 하는가?


성과관리는 흔히 평가와 동일시된다. 이는 그간 성과를 관리하고 측정하는 목적이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고, 나아가 평가와 연계한 보상의 내부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음을 의미한다. 많은 기업들은 이 프로세스 유지를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다. 최근 성과관리 혁신을 이룬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관리자 당 연 평균 200시간 이상을 성과평가에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평가에 의한 연간 기본급 인상률 재원(Annual Merit Increase Budget)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통상 4.5~5.0%수준이었던 이 수치는 2010년대에 들어서 매년 3%수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2019년 인상재원은 평균적으로 2.9~3.1%이었으며, 내년 2020년에도 3.0~3.3%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원인상 규모가 줄어들면서 우수성과에 따른 차등인상 범위도 평균 대비 2~3배 수준에서 1.5~2배 수준으로 축소되는 추세이다. 


인센티브의 경우도 유사하다. 성과급 지급대상(eligibility)에 해당하는 구성원의 수혜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차등범위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때 인재유지와 동기부여 이슈가 예상되는 초고성과자(Hyper-performer)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성과급 제도를 벗어난 파격적인 보상 플랜을 이원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연 성과관리는 평가결과, 더 현실적으로 말해 보상 객관성을 위한 도구로 운영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게다가 교육훈련을 포함한 구성원 육성에 대한 투자, 일하는 방식의 스마트화를 통한 일터의 변화 또한 외면할 수 없는 기업의 입장에서 관리해야 하는 ‘To-Do List’는 늘어나기만 한다. 


최근에는 비단 HR 운영효율성 측면의 의문을 넘어 더 근본적인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과 서비스 중심 경제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기술 변화는 급진적이며,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 또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역량의 숙련수준(Proficiency Level)이 중요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가져야 하는 
스킬과 역량은 상대적으로 덜 복잡했다. 필요한 기술은 느리게 발전하고, 직원들은 전체 직무생애 동안 같은 일을 유지하기도 했다.
최근 일터 안의 직무시장은 
몇 년 단위로 바뀌며, 동일한 성과를 내는 방식 자체가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은 심화되고 있다. 하버드와 MIT에 의해 설립된 교육플랫폼 기관인 에드엑스(edX)의 설문에 따르면, 25-44세의 응답자 중 약 30%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들어온 이후로 업무 분야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설문 응답자 중 약 20%만이 자신의 전공이 현재 일하는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직장 내 경력 유동성의 증가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입장에서 새로운 역량을 갖춘 구성원 육성은 예외가 아닌 규칙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년 안에 절반이 넘는 직원(54%)들이 재숙련화(reskilling) 또는 기존과 다른 숙련수준의 향상(upskilling)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업의 주요 경영진들 또한 일 자체를 미래 중심으로 재편하고, 직무를 재설계하며, 구성원들의 역량을 재숙련화시키는 과제를 인재관리의 최우선 과제를 인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외부 인재시장의 양극화, 즉 범용적인 노동력의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까다로워진 특정 인재군에 대한 수요와 경쟁은 갈수록 높아져 기업들이 적시에 준비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어려움은 커진다.
이제 기업들이 조직 내에 적합한 역할을 수행할 사람을 찾기 위해 전적으로 채용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공채를 탈피하고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성과관리의 관행과 초점은 변화해야 하는가? 그렇다. 영향력이 크지 않은 의사결정에 지나치게 소요되는 자원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나아가 기존 구성원들이 미래에 준비하게 하여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차원으로 변화해야 한다. 선언적 명제로 강조해왔던 ‘일을 통한 육성’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새로운 성과관리의 DNA, 소프트스킬(soft skill)의 중요성 


지향하는 목적과 구체적 모습은 달라도 성과관리를 혁신한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프로세스가 실행되고 정착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존재한다.

빈번한 피드백, 연 단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목표관리, 일방적이고 하향식이 아닌 구성원 참여형 프로세스 확대 등에 
전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감성 지능, 공감, 협업, 소통, 협상과 같은 부드러운 기술의 가치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변화가 빠를수록 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겪게 되는 혼란과 장애물의 범위는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또한 관행으로 정착된 전통(legacy)과 결별하는 폭이 클수록 ‘지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재 기업의 리더들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주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데 익숙한 반면, 새로운 세대와 교감하고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는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직장에 지속적으로 진입하는 새로운 세대들은 기술에 대한 이해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반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의외로 어려움을 겪는다. 새로운 성과관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들이 문화적으로 유대를 느끼고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리더십의 문화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 공통의 DNA가 되어야 한다. 




육성중심의 성과관리로 전환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업무와 역량 개발을 성과관리와 분리하지 않기>


전통적 성과관리는 업무 결과로서 성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질로서의 역량, 과정으로서의 업무를 분리하여 관리하고 측정해 왔다. 옳건 그르건 성과목표는 약속된 주기 내에 달성도로 측정하면 객관화된다고 믿을 수 있었지만, 정량화가 어렵고 기록되지 않는 역량과 일상업무는 관리의 영역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관행 하에서 육성중심의 HR은 늘 현장 관리자들의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남아 있게 된다. 일상에서 더 빈번하게 마주하고 관찰되는 영역은 사실 특정한 역량이 업무과정에서 발현되는 순간이며, 성과는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가시화되는 결과일 뿐인데도 말이다. 특히 육성의 관점에서 개인이 성장하는 과정은 주의 깊게 관찰하고 관리되지 않으면 개입이 필요한 순간과 역량이 증폭되는 시점을 알아채기도 어렵다. 


P&G의 W&DP (Work & Development Planning)는 상시적 성과관리 혁신의 아이콘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이러한 관행을 탈피한 프로세스로 유명하다. 그들의 성과관리 프로세스는 여느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해의 계획과 결과를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계획에 대한 논의는 미래에 성장과 개발이 필요한 영역, 단기와 장기적인 경력희망, 다가올 해에 개발과 교육계획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공식적인 W&DP의 리뷰와 업데이트 외에 비공식적이고 지속적인 코칭의 의무를 권장 받는다. 


또한 성과관리 프로세스의 시작 전 실제 구성원들이 해야 하는 업무에 대해 서로 합의하는(Defining the job) 과정을 전제로 하여 목표와 실제 업무가 분리되지 않도록 한다. 이 과정은 분기별로 리뷰한다. 성과관리의 외연은 확대되어야 한다. 업무(직무)에 대한 정의와 성장의 목표, 그리고 그 과정이 성과관리의 범위 안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Peer-to-Peer 리뷰와 인정의 확대>


평가 중심의 성과관리는 기본적으로 하향식 접근방식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전사 또는 상위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개별 목표를 관리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전체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향해 정렬됨과 동시에, 무엇이 잘 작동하고,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 알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성장은 상사의 지도 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빈번하게 소통하는 동료와의 상호학습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동료 학습과 인정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서 배우고 축적된 지식을 공유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성장 중심의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애자일 문화의 트렌드를 주도해가는 개발자들에게는 ‘코드 리뷰’라는 과정이 있다. 각자의 방법으로 개발한 코드에 대해 피드백하고, 궁극적으로 ‘클린 코드’를 얻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이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에 대한 필요와 욕구, 학습의 혜택을 크게 느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성과목표(개발모델)에 대해 구성원 간 공통의 달성방법(멘탈모델)을 얻게 된다는 효과가 있다. 결과가 동일하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구성원들이 학습해 가는 것, 나아가 과정이 동일하다면 더 큰 기대수준을 가질 수 있는 것, 이보다 육성중심 성과관리의 모습을 더 잘 설명할 수는 없다.



<Joint Ownership, Joint Accountability>


평가 중심의 성과관리에서 일반적으로 공동의 목표는 권장되지 않는다. 측정과정의 문제, 즉 상대적인 기여를 측정하는 문제와 더불어 상호 간 책임회피 위험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조직 단위의 업무와 성과책임의 구분에 비해 개인 간의 책임 구분이 어려운 것은 현실적이다. 하지만 최근의 성과목표는 갈수록 협업과 협력없이 달성하기 힘들다. 이종 기술과 역량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됨을 누구나 알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부서와 개인 간 이기주의인 사일로(silo)를 극복하려 노력하면서, 성과는 개별적인 공헌에 집중하는 모습은 구성원들에게 큰 혼란을 준다. 공동의 성과책임을 공유하며 관리해가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일터의 가치를 내재화하는 육성의 과정이다. 사무공간 한 켠에 붙어있는 기업이념을 교육이 아닌 현실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연수원 안의 강의장이 아니라 실패의 위험을 가진 현실에서 준비해야 성장의 속도는 빨라진다.



<작고 짧은 목표, Micro-Goal의 중요성> 


새로운 성과관리에서 강조되는 것 하나는, 목표의 수준은 물론 내용 또한 필요한 순간에 유연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은 필요에 공감하고, 가시성 있는 목표에 더 몰입한다. 따라서 정해진 성과기간의 궁극적인 목표(outcome) 뿐만 아니라, 특정 시점에 필요한 작은 목표(output)를 설정할 수 있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과정 상의 우선순위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일을 통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원천인 ‘작은 성공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 HRD 분야에서도 ‘Micro-Learning’이 각광받고 있다. 오디오 또는 비디오 형식으로 10분 내에 완료할 수 있는 한 입 크기의 학습 컨텐츠는 흡수를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일정 조정 등의 암묵적 갈등비용을 줄여 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성과관리의 디지털화와 게임화>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재미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코칭과 성과 대화(performance dialogue)는 육성 중심 성과관리에 중요한 축이지만, 대면 대화와 페이퍼 작업만으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은 관리자와 직원 모두에게 피로감을 준다. 또한 상사와 부하 사이에만 집중된 성과 대화는 자칫 훈계와 잔소리로 비쳐질 수도 있다. 가급적 더 많은 관찰자들이, 더 다양한 차원의 의견을 남기고, 이를 통해 성장 동기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도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 게임화(Gamification)와 같은 재미의 요소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인정의 순간을 기록하는 배지(Badge) 또는 포인트, 업무와 성과기록을 남기는 보드와 커뮤니티 등의 디지털 성과관리 환경은 재미와 더불어 직원 경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바쁜 직원들의 시간 낭비를 제거할 수도 있다. 



<경영진과 HR의 역할>


C-Suite라 불리는 기업의 최고경영진 그룹과 HR이 주도하던 목표관리는 이제 초점을 조금씩 변화시켜야 한다. 조직 차원의 학습, 직원들의 상호 간 잠재력 개발, 스스로 몰입하고 성취를 주도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육성중심의 성과관리를 위해서는 결과 측정에 집중된 하향식 관리 관행을 바꿔가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관행을 안착시키는 출발의 열쇠는 결국 경영진과 HR에 있다. 준비된 마인드셋과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이 있다 할지라도, 그들에게 새로운 성과관리 프로세스와 도구까지 스스로 만들게 할 수는 없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권장하면서 실패에 큰 패널티를 부과하면 혁신에 실패할 수밖에 없듯이, 변화를 주도하는 챔피언이자 스폰서인 경영진과 HR은 프랙티스 전환의 위험을 함께 감수하고 성취를 전파하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by HCG Consulting BU 백승아 부사장(sabaek@e-h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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