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인 장기성과급, 현명하게 활용하기 > Insight

본문 바로가기

Insight

월간 인사관리 대세인 장기성과급, 현명하게 활용하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0-17 15:21 노출일자 23-10-02

본문

최근 국내의 중견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직을 통해 새로운 회사에 자리 잡게 된 지인이 있다면, 그들을 만나게 된 자리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첫 번째는,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오래된 회사인가? 대기업인가? 새로 생긴 회사인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가? 

만약, 그 회사가 젊은 회사이거나, 신산업 분야의 회사이거나, 외국계 자본과 연관된 회사라면 두 번째 질문이 이어진다.

"RSU(Restricted Stock Units)는 받았는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RSU라는 단어는 굉장히 생소한, 언뜻 들으면 그것이 보상과 연관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단어였으나, 

이제는 직장인들 사이에선 보상의 궁극적 지향점이자, 누군가에게는 이직의 목적처럼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주식보상 주류로 정착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주식 보상이라 하면 스톡옵션(Stock Option)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90년대 중반 이후로, 해외에서는 이미 주류의 보상이었던 스톡옵션이 국내에서 소위 ‘벤처 붐’을 타고 확산되었다. 현금흐름이 취약한 신생기업, 미래 기업들에게 스톡옵션은 현금 없이도 우수한 인재들에 대한 최대의 보상 잠재력(Upside Potential)을 제공한다.하지만, 이러한 스톡옵션의 강력한 효과는 사실상 회사의 내재적 자산이 아닌, 주주의 부와 지배력을 희석시킴으로써(신주 발행식 일 경우) 발생되기 때문에,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필요로 하는 등 촘촘한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톡옵션이 가지고 있는 주식 보상으로써의 매력도가 높을 뿐 아니라, 최초 스톡옵션의 주식 보상을 주된 인재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던 벤처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한 이후로도 유사한 보상 제도를 지속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국내에서 상장기업들의 스톡옵션 보상 추이는 계속 상승추세에 있다.


RSU는 상대적으로 제도적 제약이 많지 않다. 스톡옵션의 발행과 부여, 세무상의 처리 등이 모두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과 대조된다. 

RSU가 최근에 주목받은 개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톡옵션의 경우 신주교부식으로 발행 시 '저가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켜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반면, RSU의 경우 자사주를 미리 사두었다가 주는 방식으로 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현금을 보상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주주 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는 특징에 기인한다.


RSU의 상승 추이는 자사주의 처분 공시 추이 및 그 목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근 2년간 급격히 늘어난 자사주 처분 사례 중에서, 과반이 넘는 처분목적이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 즉 RSU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RSU가 스톡옵션의 자리를 차지한 미국


2010년대 이후로 미국의 주식 보상 활용 추세는 확연히 스톡옵션에서 RSU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과 RSU가 동반 상승추세에 있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경영자의 총보상 비중 중 대략 70% 이상이 주가와 연계된 장기성과급이고, 그 장기성과급 중 상당 부분은 스톡옵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래 스톡옵션은 경영자와 주주의 부를 일치시키는 목적으로서 권장되는 보상 수단이었다. 그러나, 엔론(Enron)의 대형 회계 부정 사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 몇 번의 위기 속에서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들이 오히려 거액의 스톡옵션 보상을 실현시켜온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인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러한 배경하에서 회계 부정을 바로잡기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이 등장했다.


이 법이 등장하기 이전에, 스톡옵션은 주주 가치 극대화의 명분과는 전혀 반대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많은 경영자들은 행사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Backdating(부여 시 행사가액 산정 기준일을 주가가 낮은 시점으로 소급), Spring Loading(고의적으로 행사 가능일 직전에 긍정적 공시 일정 배치), Bullet Dodging(고의적으로 부여일 직전에 부정적 공시 일정 배치) 등을 서슴없이 활용했으며, Backdating 만으로 130여 개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150만 달러 수준의 비정상적 초과 보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베인스-옥슬리법에 따라,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벌인 대규모 소송으로 50여 명 이상의 기업 경영진이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스톡옵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일반 주주들이 경영진의 전횡을 제어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고, 이는 곧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을 통해 주주들이 직접 경영진 보상에 대해 승인하는 보상 승인 투표(Say on Pay)가 제도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은 보상 승인 투표를 통과하기 위해 스톡옵션보다 온건하지만 주주 가치와 연계된 보상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지금까지도 RSU가 그 대안으로 일반화되는 추세에 있다.


국내의 스톡옵션 증가이유


출발점이 달랐다. 스톡옵션이 일반화되어 있었던 미국과 달리, 국내 대기업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미흡, 여러 계열사가 얽힌 복잡한 지배 구조, 계열사 간 형평의 문제 등으로 스톡옵션을 실행하기 어려운 데다, 이미 상장한 대기업의 경우 주가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었으므로, 

보상 제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기업들에게 스톡옵션이 그렇게까지 인기 있는 보상 수단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기한 대로 현금이 부족한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에게는 스톡옵션이 훌륭한 대체 보상 수단이었을 뿐 아니라, 제도적 혜택까지 맞물리게 되면서 스톡옵션은 그 자리를 점차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IT 및 플랫폼 산업, 바이오, 배터리 등 국내의 스타트업이 차지하고 있었던 분야는 마침내 시장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이들 업체에서 스톡옵션의 보상효과가 소위 '대박'으로 나타나게 되자, 대기업은 임원급 인력들에 대한 보상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미 상장한 스타트업은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새로운 시장에서의 주가 상승 잠재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때마침 미국 임원 장기 보상의 대세가 된 RSU를 적극 도입하게 되었다.


보상을 받는 임직원의 입장에서는, 스톡옵션은 만약 행사가액보다 높이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행사할 수 없는 휴지 조각이 되어버리지만, RSU는 적어도 현재 주가만큼의 보상 가치가 보장되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잠재력도 향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자율성과 편리성, 안정적이면서 차별적인 보상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RSU가 널리 보급된 것이다.

 

가치기반 장기성과급이라는 검의 양쪽 날


결론적으로 한국은 아직 미국과 같은 주식 보상의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고, 대안으로서의 RSU를 그대로 흡수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주식 보상을 통해 무엇을 얻고 또 조심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로서, 주식 보상을 설계할 때는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 


먼저 주가 그 자체가 보상 요인이라기보다, 부여 시점부터 행사(혹은 지급) 시점까지의 주가의 차이가 궁극적 보상 요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스톡옵션의 주요 수혜자인 경영진과 임원은 먼 미래인 행사 시점의 주가 부양보다, 가까운 부여 시점의 주가를 낮추는 것이 더욱 쉬우므로 고의적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유혹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RSU의 경우에는 스톡옵션과 같은 가파른 상승곡선은 없지만, 부여 주식 수를 고정하는 방식이 아닌, 부여 가치를 고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부여 주식 수를 산정하는 방식이라면 스톡옵션과 비슷하게 부여 시점 주가를 낮춤으로써 더 많은 주식을 부여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성과연동형 주식 보상 방식으로, 부여하는 주식 수를 직전 시점까지의 성과에 따라 변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부여 시점 직전에 고의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행동들은, 성과연동 지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결국 본인이 부여받게 될 주식 수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므로 경영진 및 임원의 고의적인 주주 가치 훼손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장기성과급은 궁극적으로 인재의 Retention 효과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신규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핵심 인력들의 이른바 '스톡옵션 대박'사례를 여럿 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례의 후속 기사로는 바로 그 핵심인력들의 줄퇴사 기사가 어김없이 나온다. '빠른 은퇴'를 더 앞당기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많은 신생기업들은 대부분의 직원에게 보상 수단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하면서, 국내의 벤처기업 스톡옵션 특례 규정을 활용, 행사가액을 액면가 수준으로 낮게 가져감으로써 기업공개 시점에서 행사 차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렇게 되면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한 이익을 경영진과 임직원에게 쥐여주는 셈으로, 이들은 곧 행사한 주식의 대량 매도와 퇴사를 선택하기 쉽다. 이는 회사에 있어서도 가치의 큰 손실이자, 주식의 가치에 있어서도 대량의 희석을 유발하게 된다.


해외의 경우 이와 같은 행사 후 즉시 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 의무보유 프로그램(Stock Ownership Plan)을 활용한다.

핵심 경영진과 인력들은 회사의 주식의 일정 부분을 반드시 소유하게끔 하여,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 행위 등을 해사행위로 간주하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들을 보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스톡옵션이나 RSU를 통해 주식을 지급하더라도, 그중 일부분은 보다 장기보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회사 가치와 직원 보상의 장기적인 동반성장이 이루어지도록 더욱 면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by HCG Consulting BU 홍순원 상무(swhong@e-hcg.com)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접속자집계

오늘
266
어제
572
최대
9,015
전체
387,815
Copyright © HCG All rights reserved.